이 글은 Claude Opus 4.8 을 이용해 초안이 작성되었으며, 이후 퇴고를 거쳤습니다.


Part 1에서는 지구 가열이 지금 진행 중인 관측 사실임을, Part 2에서는 그것이 인간에게서 비롯됐고 앞으로 더 심각해질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인류는 손 놓고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마지막 편에서는 급속한 지구 가열을 막기 위한 전 세계의 시도를 국가·국제, 기업, 학문·기술 세 층위로 정리합니다. 특히 태양빛 자체를 가려보려는 “우주 차단막” 구상과 그 현재 상황을 따로 살펴봅니다.

미리 큰 그림을 그리면, 대응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① 완화(mitigation) —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 ② 탄소 제거(removal) — 이미 배출된 CO₂를 대기에서 걷어내는 것, ③ 태양복사관리(SRM) — 지구에 도달하는 햇빛을 줄여 온도만 낮추는 것. 이 중 근본 대책은 언제나 ①이며, 나머지는 보조 수단이라는 점을 먼저 짚어두겠습니다.


1. 국가·국제 차원: 배출을 줄이는 큰 틀#

국제 협상 — 느리지만 멈추지 않는 발걸음#

기후 대응의 국제적 뼈대는 파리협정과 매년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입니다. 2025년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COP30 의 성적표는 절반의 성공이었습니다.

  • 기후 재원을 대폭 확대하고 파리협정 이행을 가속하는 데는 합의했습니다.
  • 그러나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 로드맵을 최종 합의문에 담는 데는 실패 했습니다. 88개국이 지지했지만 최종 문구에는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 대신 의장국이 공식 협상 밖에서 별도의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을 만들겠다고 발표했고, 2026년 4월 콜롬비아에서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을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예정됐습니다.

국제 협상은 이처럼 만장일치의 벽에 자주 부딪히지만, 논의의 방향 자체는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으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 가장 확실한 성과#

가장 눈에 띄는 진전은 협상 테이블이 아니라 발전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에 따르면 2025년은 재생에너지 역사상 최대 증설의 해였습니다.

  • 한 해에 692GW 의 재생 발전 용량이 새로 추가됐습니다. 전년 대비 15.5% 증가한, 사상 최대 증설폭입니다.
  • 2025년 전 세계 신규 발전 용량의 85.6%가 재생에너지 였습니다. 태양광만 510GW로 그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 중국이 약 500GW를 증설해 전 세계 증가분의 60% 이상 을 담당했으며, 2035년 풍력·태양광 목표를 5년 앞당겨 달성할 전망입니다.
  • IEA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 용량이 약 두 배(4,600GW 추가) 늘 것으로 내다봅니다.

배출 측면에서도 신호가 있습니다. 독립 분석들은 세계 최대 배출국인 중국의 CO₂ 배출이 2025년 정점에 도달했거나 감소하기 시작했을 가능성 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규제와 제도 — EU의 사례#

유럽연합은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 을 통해 2030년까지 배출을 1990년 대비 55% 줄이고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2026년부터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가 본격 시행됩니다. 철강·시멘트·알루미늄·비료 등 탄소집약적 수입품에 EU 내 탄소 가격만큼의 비용을 물리는 제도로, 2026년 1분기 인증서 가격은 톤당 약 75유로였습니다. 자국 산업을 지키면서 교역 상대국의 탈탄소를 압박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후 정책입니다.

다만 모든 나라가 같은 방향은 아닙니다. Part 2에서 봤듯 미국은 2025년 파리협정에서 다시 탈퇴하고 화석연료를 확대하는 쪽으로 역행하고 있어, 국제 공조에 큰 구멍을 내고 있습니다.


2. 기업 차원: 시장을 움직이는 힘#

청정 산업의 부상#

기업 차원의 가장 강력한 대응은 역설적으로 “친환경 캠페인"이 아니라 시장 경쟁 그 자체입니다.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가격이 급락하면서 재생에너지가 많은 지역에서 화석연료보다 싸졌고, 전기차(EV) 시장은 중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청정 기술이 “착한 선택"이 아니라 “싼 선택"이 되는 순간이 대응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탄소 제거(CDR)와 직접공기포집(DAC)#

이미 대기에 쌓인 CO₂를 걷어내려는 산업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표 기술이 공기에서 직접 CO₂를 빨아들이는 직접공기포집(DAC) 입니다.

  • 스위스 클라임웍스(Climeworks)가 아이슬란드에서 운영하는 매머드(Mammoth) 시설은 2025년 8월 기준 가동 중인 세계 최대 DAC 설비로, 연간 최대 36,000톤의 CO₂를 포집합니다.
  • 2020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10개국 31개 공급업체가 DAC 크레딧 약 240만 톤을 판매했습니다.

이 시장을 앞에서 끌어당기는 것은 대형 기업들의 선구매(advance purchase) 입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는 최대 구매자로 약 83만 톤의 탄소 제거 크레딧을 사들였고, 클라임웍스와 10년간 1만 톤을 제거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 프런티어(Frontier) — 스트라이프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 — 는 2030년까지 탄소 제거에 10억 달러 이상을 선구매하기로 공약했습니다.

다만 냉정히 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 모든 DAC 설비를 합쳐도 연간 포집량은 인류의 연간 배출량(수백억 톤)에 비하면 아직 극히 일부입니다. 탄소 제거는 배출 감축을 대체 할 수 없으며, 감축을 다 하고도 남는 잔여 배출을 처리하는 보완재 일 때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3. 학문·기술 차원: 기초 연구부터 지구공학까지#

대학과 연구기관은 완화·적응 기술의 토대를 놓는 한편, 더 급진적인 지구공학(geoengineering) 도 연구합니다. 지구공학은 앞서 말한 탄소 제거(CDR)와, 햇빛을 직접 줄이는 태양복사관리(SRM) 로 나뉩니다. SRM은 논쟁적이지만 최근 연구 자금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성층권에 햇빛 반사 물질 뿌리기 (SAI)#

대형 화산이 폭발하면 성층권에 퍼진 황 입자가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일시적으로 식힙니다. 이를 인위적으로 흉내 내려는 것이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AI) 입니다.

  • 하버드대의 SCoPEx 실험은 오랜 준비 끝에 2024년 초 취소됐습니다. 소규모 실험조차 지구공학을 “정상화"해 대규모 배치로 가는 미끄러운 비탈이 될 수 있다는 원주민·시민사회의 반대가 컸습니다.
  • 반면 메이크 선셋(Make Sunsets) 이라는 스타트업은 규제 밖에서 이미 120개 넘는 황 풍선을 성층권에 띄우며 “냉각 크레딧"을 팔고 있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25년 4월 이 회사에 정식 정보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 공적 연구도 급증해, 영국의 첨단연구발명청(ARIA)이 5,700만 파운드 규모의 SRM 연구 기금 을 조성하고 2025년 5월 21개 프로젝트를 선정하면서 영국은 세계 최대 SRM 연구 자금 지원국이 됐습니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 ‘차단막’을 펼치기 — 우주 차단막#

가장 대담한 구상은 지구 대기가 아니라 우주 공간 에 손을 대는 것입니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 거대한 차양을 펼쳐, 지구로 오는 햇빛의 극히 일부(약 1~2%)를 가려 온도를 낮춘다는 아이디어입니다.

로저 에인절(Roger Angel) — 애리조나대학교, 2006년

이 분야의 대표적 시도가 미국 애리조나대학교의 천문학자 로저 에인절이 2006년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표하고 NASA의 첨단개념연구소(NIAC) 연구비를 받은 구상입니다.

  • 태양과 지구를 잇는 선상의 제1 라그랑주점(L1) — 지구에서 태양 쪽으로 약 150만 km 떨어진,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 — 에 차단막을 띄웁니다.
  • 지름 약 60cm, 무게는 1,000분의 1g에 불과한 초박형 회절 차단막을 최대 1조 개 쏘아 올려, 햇빛을 지구 전체에 고르게 분산시킨다는 계획이었습니다.
  • 추정 비용은 20년에 걸쳐 1,300억 달러 이상, 예상 수명은 50~100년이었습니다.

에인절 본인도 이를 일상적 해법이 아니라 “기후 비상사태에 대비한 최후의 수단” 으로 제시했습니다.

이슈트반 서푸디(István Szapudi) — 하와이대학교, 2023년

가장 큰 난관은 막대한 질량을 우주로 실어 나르는 비용입니다. 하와이대학교의 이슈트반 서푸디는 2023년 PNAS 논문에서 이를 우회하는 영리한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 차단막을 무거운 균형추(counterweight)에 줄(tether)로 묶는 방식 으로 필요한 총 질량을 약 100배 줄였습니다(약 350만 톤 수준).
  • 균형추로는 지구에서 쏘아 올리는 대신 우주에서 포획한 소행성 을 쓰자고 제안했습니다. 대부분의 질량을 지구 밖에서 조달한다는 발상입니다.
  • 다만 100만~300만 km에 이르는 초장거리 테더가 필요하다는 점이 실현의 큰 걸림돌로 지적됩니다.

MIT — ‘우주 거품(space bubbles)’

MIT의 한 연구팀은 얇은 막으로 만든 거품(bubble) 을 우주에 띄워 차단막을 구성하는 방안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 이 모든 우주 차단막 구상은 여전히 개념 설계와 타당성 연구 단계 에 머물러 있습니다. 실제로 배치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천문학적 비용, 발사·제작 기술의 한계, 그리고 뒤에서 설명할 부작용과 거버넌스 문제 때문에, 현실에서는 “실현이 임박한 계획"이 아니라 “만일에 대비해 연구해 두는 비상 옵션"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4. 태양복사관리와 우주 차단막의 함정#

햇빛을 가려 지구를 식힌다는 발상은 매력적으로 들리지만, 과학자들이 신중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1. 증상만 가릴 뿐 원인은 그대로입니다. SRM은 온도만 낮출 뿐 대기 중 CO₂를 줄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CO₂가 바닷물에 녹아 일어나는 해양 산성화 는 전혀 막지 못합니다.
  2. 멈추면 급반등합니다(termination shock). 차단막이나 에어로졸에 의존하다가 어떤 이유로든 중단하면, 그동안 쌓인 CO₂의 온난화 효과가 한꺼번에 터져 나와 급격한 온도 상승이 닥칠 수 있습니다.
  3.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차단막이 있으니 배출은 계속해도 된다"는 착각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이는 Part 2에서 다룬 “에너지를 마음껏 써도 된다"는 주장과 위험할 만큼 맞닿아 있습니다.
  4. 거버넌스 문제. 지구 전체의 기후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일의 결과는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납니다. 누가 어떤 권한으로 지구의 온도조절기를 돌릴 것인가라는 정치적 물음에 인류는 아직 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구공학은 배출 감축을 대신하는 해법이 아니라,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응급 처치로만 논의되는 것입니다.


마치며: 검증된 해법은 이미 우리 손에 있다#

세 층위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층위 핵심 시도 성격
국가·국제 파리협정·COP, 재생에너지 전환, EU 그린딜·CBAM 근본 대책(완화)
기업 청정 산업 경쟁, DAC·탄소 제거 선구매 완화 + 보조(제거)
학문·기술 기초 연구, 지구공학(SRM·우주 차단막) 대부분 보조·비상 옵션

우주에 1조 개의 차단막을 띄우는 구상은 인간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 보여줍니다. 그러나 냉정히 보면 그것은 아직 종이 위의 계획이고, 설령 실현돼도 원인이 아니라 증상을 가리는 임시방편입니다.

반면 가장 확실하고 이미 검증된 해법은 훨씬 덜 화려합니다. 배출을 줄이고,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 그리고 이 해법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2025년 전 세계 신규 발전 용량의 85%가 재생에너지였다는 사실이 그 증거입니다. 문제는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널리 확산시키느냐입니다.

Part 1의 데이터가 위기의 크기를 보여줬고, Part 2가 그 원인을 밝혔다면, Part 3는 우리가 손 놓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결과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그 방향을 정하는 것은 여전히 우리의 선택입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