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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Learn Joseki (정석 학습)#

“81 Little Lions"의 3장은 9x9 바둑 학습에 있어 매우 논쟁적인 주제인 ‘정석(Joseki)‘에 대해 다룹니다. 저자 Immanuel deVillers는 이 장을 통해 바둑계에 널리 퍼져 있는 “특정 단급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정석을 배우지 말라"는 통념에 정면으로 반박하며, 9x9 바둑의 특수성에 입각한 자신만의 정석 학습법을 제안합니다. 그는 이러한 주장이 마치 만트라처럼 반복되지만, 정작 그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 다른 사람에게서 들었다는 말만 되풀이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수는 두고 싶지 않다"는 막연한 답변만 돌아온다고 지적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오히려 학습자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보다 실용적이고 적극적인 정석 활용법을 제시하는 데 이 장의 목적을 둡니다.

저자의 핵심 주장은 “정석의 이유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정석을 학습하는 행위 자체는 매우 유익하다” 는 것입니다. 정석은 특정 국면에서 최선으로 여겨지는 수순들의 집합체이며, 대부분의 아마추어 플레이어는 그 안에 담긴 모든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단급에 도달할 때까지 정석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스스로를 방해하는 행위일 뿐이라고 그는 강조합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자신의 19급 시절 경험을 예로 듭니다. 그는 19x19 바둑에서 상대의 3-3 침입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다고 회고합니다. 한 플레이어의 조언에 따라 해당 정석을 일주일간 학습했고, 비록 당시 기력으로는 그 수순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최선의 수를 알게 된 이후로는 같은 수준의 상대에게 다시는 속지 않았으며 빠르게 몇 급수를 올릴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이 경험은 정석 학습이 초심자 단계에서 실질적인 방어 수단이자 실력 향상의 발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저자는 정석을 무시하는 대신 다음과 같은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제안합니다.

  1. 3개의 선호 포석을 정하고, 각각에 대해 1~2개의 정석을 학습합니다. 모든 정석을 섭렵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포석과 관련된 정석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2. 바둑판에 수순을 놓아보며 각 수를 최소 1분 이상 고찰합니다. 단순히 눈으로 암기하는 것을 넘어, 직접 돌을 놓아보며 각 수가 바둑판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3. 각 수가 왜 최선인지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100%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 수는 왜 이곳에 놓여야 하는가?’, ‘이 수의 목적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수의 의미를 탐구해야 합니다.
  4. 정석과 다른 응수에 대해 생각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합니다. 상대가 정석대로 두지 않았을 경우를 대비하는 훈련입니다. 이를 통해 정석의 ‘가지’를 뻗어 나가며 응용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5. 불확실한 점을 기록하고,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검토하여 명확성을 찾습니다. 당장 해결되지 않는 의문점들을 기록해두고 기력이 향상된 후에 다시 보면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6. 발생하는 많은 질문들을 기록하여 상급자에게 질문합니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더 경험이 많은 플레이어의 조언을 구함으로써 학습의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저자는 특히 9x9 바둑에서 포석이 게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단언합니다. 따라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3개의 포석에 대한 정석 1~2개만 학습하더라도, 일주일 안에 2~3급수의 실력 향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3.1. My Favorite Joseki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정석)#

이 섹션에서 저자는 9x9 정석 학습의 구체적인 출발점을 제시합니다. 그는 9x9의 모든 정석 변화를 나열하는 것은 방대한 작업이므로, 이 책에서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천원(Tengen, 5-5)’ 정석 변형 두 가지를 소개하겠다고 밝힙니다.

저자가 천원 정석을 가장 먼저 학습하라고 추천하는 이유는 1장에서 이미 설명했듯, 천원이 프로 기사들의 대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포석이기 때문입니다. 9x9에서 천원은 중앙을 장악하여 판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시에, 어느 방향으로든 영토를 구축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천원 포석 이후에 펼쳐지는 정석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9x9 바둑의 핵심을 파악하는 것과 직결됩니다.

더 깊이 있는 학습을 원하는 독자를 위해 저자는 두 가지의 훌륭한 온라인 자료를 추천합니다.

  • Françisa’s 9x9 Joseki Collection: 저자 자신이 직접 정리한 더 큰 규모의 9x9 정석 모음집입니다.
  • 9x9 Opening Explorer, by mark5000: mark5000이라는 유저가 만든 9x9 포석 데이터베이스입니다.

이러한 외부 자료들은 이 책에서 다루지 않는 다양한 정석 변화를 탐구하고, 실제 대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수의 통계적 유효성을 확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저자는 자신이 소개하는 두 가지 변형을 시작으로, 독자들이 이러한 자료들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정석 무기를 확장해 나가기를 권장합니다. 이 섹션은 이론적 논의를 넘어, 독자가 즉시 학습을 시작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로와 자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실용적인 가치를 지닙니다.

diagram21

3.1.1. Tengen (5-5) Joseki — Variation 1#

이 섹션에서는 흑의 천원(5-5) 포석에 대해 백이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한 첫 번째 정석 변형을 상세히 다룹니다. 이 정석은 Diagram 22부터 25까지의 5수 진행을 통해 완성되며, 각 수에 담긴 전략적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백 2 (Diagram 22): 흑 1 천원에 대한 일반적인 응수입니다. 이 수의 핵심은 백이 어느 귀를 차지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고 그 선택을 흑에게 넘긴다는 점에 있습니다. 백은 중앙의 흑돌에 직접적으로 맞서기보다 한 칸 옆에 나란히 돌을 놓음으로써 흑의 다음 수를 보고 자신의 전략을 결정하겠다는 유연한 자세를 취합니다. 이 수는 상하 변으로의 발전을 도모하는 의미도 가집니다. diagram22

  • 흑 3 (Diagram 23): 백 2에 대한 훌륭하고 일반적인 대응수입니다. 이 수는 언뜻 보기에 너무 수동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저자는 흑 또한 아직 방향을 결정하지 않는 것이 매우 좋은 전략이라고 설명합니다. 흑 3은 좌변에 좋은 영향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중앙의 1, 3 두 돌을 연결하며 견실한 형태를 갖춥니다. 백이 어느 쪽으로 영토를 굳히더라도 흑은 반대편에서 세력을 활용할 준비를 마친 것입니다. diagram23

  • 백 4 (Diagram 24): 이제 백은 견실한 영토를 만들며 마침내 방향을 결정합니다. 이 경우, 하변에 영토를 확보하며 흑 3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백은 2와 4의 연계를 통해 하변에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합니다. diagram24

  • 흑 5 (Diagram 25): 백 4에 대한 표준적인 응수 중 하나이며, 이로써 정석은 일단락됩니다. 흑 5는 백 2의 세력을 견제하면서 상변에 자신의 영향력을 투사하는 중요한 수입니다. 이 수로 인해 흑은 중앙(1, 3)과 상변(5)에 걸쳐 균형 잡힌 세력망을 구축하게 됩니다. diagram25

정석이 완료된 Diagram 25의 형태에 대해 저자는 덤(5.5집)을 고려하면 형세는 거의 동등하다고 평가합니다. 백은 하변에 견실한 영토를 확보했고, 흑은 중앙과 상변에 걸쳐 넓은 발전 가능성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이후 백에게는 A, B, C 등의 다음 행마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A는 흑 5의 세력을 직접적으로 삭감하는 수, B와 C는 흑 3의 영향권에 침투하여 새로운 싸움을 거는 수가 될 것입니다. 이 정석은 9x9 바둑에서 어떻게 중앙의 영향력과 변의 실리가 교환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이며, 양측 모두 불만 없는 호각의 갈림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3.1.2. Tengen (5-5) Joseki — Variation 2#

두 번째 변형은 백이 천원에 대해 보다 직접적으로 귀를 차지하며 실리를 추구하는 경우를 다룹니다. 이 정석은 Diagram 26과 27을 통해 설명됩니다.

  • 백 2 (Diagram 26): 흑 1 천원에 대한 또 다른 일반적인 응수입니다. 이 수는 앞선 변형 1과 달리, 우상귀에 견실한 귀 영토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또한, 양쪽 방향으로의 벌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매우 실리적이고 안정적인 수입니다. diagram26

  • 흑 3 (Diagram 27): 백 2를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으므로, 흑 3과 같이 대응하는 것이 좋은 수입니다. 이 수의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큰 귀 영토를 차지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입니다. 둘째, 좌변에 거대한 영향력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흑은 백이 우상귀에 집을 굳히는 동안, 자신은 좌상귀와 좌변에 더 큰 모양을 펼치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합니다. diagram27

이 정석은 흑 3까지 진행된 후, 백에게 여러 가지 좋은 선택지가 주어지며 여기서 일단락됩니다. 저자는 백의 다음 수로 A, B, C, D 네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며 각각의 전략적 의미를 설명합니다.

  • A와 B: 이 두 수는 흑의 영향권으로 침입하여 싸움을 시작하는 선택지입니다. A는 흑 3에 직접적으로 다가서며 귀에서의 전투를, B는 흑의 좌변 발전 가능성을 제한하며 변에서의 전투를 유도합니다. 이 선택은 수읽기에 자신 있는 공격적인 기풍의 플레이어에게 적합합니다.

  • C: 흑의 영향권을 침범하기보다 자신의 영토를 지키는 견실하고 실리적인 수입니다. 이 수를 통해 백은 우하귀에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며, 흑에게 좌변을 허용하는 대신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합니다.

  • D: 흑이 두 백돌 사이를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수입니다. 이 수는 당장 집을 지키기보다, 흑의 공격을 역이용하여 중앙 싸움을 통해 판 전체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고등 전술입니다. 매우 복잡한 전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두 번째 변형은 ‘실리(백 2)‘와 ‘세력(흑 3)‘의 명확한 대립 구도를 보여줍니다. 백은 이후 A, B, C, D 중 어떤 수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양상을 전투적으로, 혹은 실리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주도권을 갖게 됩니다. 이 정석은 9x9 바둑이 얼마나 적은 수순 안에 다양한 전략적 갈림길을 제시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시라 할 수 있습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