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소개: 동물원 - 세번째 노래모음 (1990): 일상과 상실의 풍경을 담은 담백한 서정
1990년 7월 발매된 동물원의 3집 세번째 노래모음은 80년대 한국 포크 씬을 대표했던 그룹이 변화의 기로 위에서 남긴, 담백하고도 쓸쓸한 기록입니다. 김광석을 비롯한 주요 멤버들이 떠난 후 3인조로 재편되어 발표한 이 앨범은, 1, 2집의 풋풋했던 감성을 넘어 20대 후반에 접어든 청춘의 상실감과 도시인의 고독을 소박한 언어로 담아내며, 동물원 초기 스타일의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이 글은 저의 요구사항에 대한 Gemini 2.5 pro 의 대답에 의해 초고가 작성되었으며, 이후 퇴고를 거쳤습니다. (Tribute to 승국)
앨범의 탄생과 주요 참여진#
1, 2집의 연이은 성공 이후, 동물원은 휴식기를 가졌고 이 과정에서 김광석은 솔로 가수로 독립했습니다. 남은 멤버들 역시 대부분 직장인으로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중, 김창기, 유준열, 박경찬 3인조를 중심으로 2년여의 공백을 깨고 3집을 발표하게 됩니다. 20대 초반의 감성으로 만들었던 전작들과 달리, 20대 후반에 만든 3집의 곡들은 “꺾어진 젊음"을 노래하는 듯한 성숙하고 때로는 체념적인 정서가 짙게 배어 있습니다. 아마추어리즘이 돋보였던 이전 앨범들과 달리, 이 앨범은 당대 최고의 세션 뮤션들이 대거 참여하여 한층 더 정제되고 안정적인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앨범의 주요 참여진#
- 김창기 (기타, 보컬):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노래” 등 앨범의 대표곡들을 만든 핵심 멤버입니다.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그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건져 올린 섬세한 감성과 관찰력을 바탕으로 동물원 음악의 정서를 구축한 대표적인 작사가이자 작곡가입니다.
- 유준열 (기타, 베이스, 보컬): “유리로 만든 배”, “표정” 등 독특한 감성의 곡들을 선보인 멤버입니다. 도시인의 소외와 고독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그의 음악은 김창기의 서정성과는 또 다른 동물원의 한 축을 담당했습니다.
- 박경찬 (기타, 보컬): “사랑해요"를 통해 따뜻하고 보편적인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한 멤버입니다.
- 세션 뮤지션: 이 앨범의 완성도를 높인 것은 당대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던 세션 군단이었습니다. 김희현(드럼), 조동익(베이스), 함춘호(기타), 김현철(키보드), 김형석(키보드) 등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연주자들이 참여하여, 아마추어 밴드였던 동물원의 음악에 프로페셔널한 사운드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특히 김광석은 밴드를 떠났음에도 어쿠스틱 기타 세션으로 참여하며 우정을 보여주었습니다.
Track by Track 분석#
1.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 작사/작곡: 김창기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동물원의 대표곡 중 하나입니다. 가사는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마주친 옛사랑과의 짧은 재회를 그리고 있습니다. “너는 두 아이의 엄마라며 엷은 미소를 지었지”, “어딘가 있을 무언가를 아직 찾고 있다 했지"와 같은 구절을 통해, 현실에 자리 잡은 상대와 여전히 꿈을 찾아 방황하는 화자의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20대 후반에 접어든 “꺾어진 젊음"의 쓸쓸한 단면을 담담하게 포착한, 90년대 초반의 감성을 상징하는 명곡입니다.
2. 유리로 만든 배#
- 작사/작곡/노래: 유준열
도시인의 고독과 소외감을 ‘공중전화 박스’라는 공간을 통해 탁월하게 묘사한 곡입니다. 화자는 공중전화 박스 안에서 밖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자신을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다를 떠도는” 존재로 인식합니다. “새까만 동전 두 개만큼의 자유"와 “이분 삼십 초 동안의 구원"이라는 표현은 현대 사회에서 소통의 단절과 일시적인 위안을 갈구하는 개인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3. 노래#
- 작사/작곡/노래: 김창기
창작의 고통과 외로움을 담담하게 풀어낸 곡입니다. 화자는 “어지러진 나의 방안에 혼자” 남아 지나간 추억과 불확실한 내일을 생각하며, 결국 남는 것은 “나의 부질없는 노래"들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사랑의 기억마저 “안개에 쌓인 듯” 희미해지고, 외로움에 익숙해져 가는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은, 한 아티스트의 솔직한 자기 성찰을 보여줍니다.
4. 사랑해요#
- 작사/작곡/노래: 박경찬
앨범에서 가장 따뜻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곡입니다. 가사는 “내 살다 지쳐 떠나가면 그 누가 내게 사랑을 얘기해 줄까"라며 삶의 고단함을 이야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픈 옛 얘기 잊고서”, “온 세상을” 사랑하겠다는 다짐으로 나아갑니다. 박경찬의 순수한 목소리와 반복되는 “사랑해요"라는 구절이 곡의 순수한 감성을 더합니다.
5. 표정#
- 작사: 김호진, 작곡/노래: 유준열
가사는 타인의 진심을 알 수 없는 현대인의 관계에 대한 불신과 피로감을 그리고 있습니다. 화자는 상대방의 표정만으로는 그 마음을 짐작하기 어려워, 자신 또한 “마음에 분장을 해야겠네"라고 말하며 솔직한 소통의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슬픈 맘에 슬픈 표정, 기쁜 맘에 기쁜 표정"을 짓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관계의 단절감을 노래합니다.
6. 길을 걸으며#
- (작사/작곡 정보 없음)
가사는 “어둔 길"을 걸으며 떠오르는 “가난한 추억"과 정다운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합니다. 화자는 잊고 싶어도 “언제나 떠오르는 아련한 기억” 속에서 자신의 “초라한 그림자"를 발견하지만, 그럼에도 “언젠가 찾아올 나의 사랑을 위해 커다란 문을 열어두리"라며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7. 나는 나 너는 너#
- 작사/작곡: 김창기
사랑했던 시절, ‘나’와 ‘너’의 경계가 없이 하나였던 관계가 결국 “나는 나, 너는 너"로 분리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가사는 “사랑했던 우리 나의 너 너의 나"였던 과거와, “그렇듯 쉽게 떠나갔던 우리"의 현재를 대비시키며 이별의 필연성을 이야기합니다. 이는 사랑의 본질적인 속성과 개인의 독립성에 대한 성찰을 담은 곡입니다.
8. 글쎄 그걸 어떻게 말하나#
- 작사/작곡/노래: 유준열
“요즘 사는 게 어때"라는 친구의 평범한 인사말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화자의 복잡한 심경을 담은 곡입니다. 화자는 여전히 “소년처럼 여린 까닭에” 세상이 낯설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우울할 때 이것이 성숙인지 아닌지조차 확신하지 못합니다. “다시 좋은 일은 없을 것만 같아"라고 느끼는 무력감은 당시 젊은이들이 느꼈을 법한 막막함을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9. 가을은#
- 작사/작곡/노래: 김창기
가을이라는 계절을 통해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주는 곡입니다. 화자에게 가을은 “우울한 입맞춤 같은 은행잎"과 “허한 기다림"의 계절이자, 동시에 “다가가라고 먼저 사랑하라고” 말해주고, “나의 어리석음과 화해하라고 말해주네"라며 위로와 깨달음을 주는 존재입니다.
10. 모두가 자라온 지나간 시절엔#
- 작사/작곡/노래: 유준열
“국민학교를 다니는 아이"의 순수했던 시절과, “좀 더 복잡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게” 된 현재를 교차시키며 유년 시절을 회상하는 곡입니다. 화자는 “항상 누군가가 언제나 지켜주고 있다고 믿었었지"라며 어린 시절의 믿음을 그리워하지만, “팔차선 도로 위에 계절이 울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마주합니다. 이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을 담고 있습니다.
앨범에 대한 헌사#
- 박준흠 (사운드네트워크 대표): “그들 초기 스타일의 마지막 선상에 놓인 작품이다. 1, 2집의 수록곡들이 주로 그들이 20대 초반에 만든 것들이었다면, 3집에 있는 곡들은 1, 2집으로 성공한 이후인 20대 후반에 만든 곡들이라 느낌은 전작들과 다소 차이가 있다.”
- 음악평론가 Jazzkid: “투박하지만 순수했던 전작들에 비해 여러 세션맨의 도움으로 제작되어 다분히 정제된 느낌을 주었지만 아직까진 이전의 색깔은 잃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References#
- 나무위키. (n.d.).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 maniadb. (n.d.). 동물원 - 3집 / 세번째 노래모음.
- KSoundLab. (n.d.). [대중음악 100대 명반] 88위 동물원 ‘세 번째 노래모음’.
- 네이버 블로그 - jazzkid. (2012, October 21). 동물원 / 세번째 노래모음 (1990).